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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水磨兜本

[연재소설] 水磨兜本[수마두본 : 투구를 갈고 다듬어 본질을 깨닫는다.](1) - 아이폰4를 쥐려는 자



 
 바야흐로 때는 서기 2000년 무림의 절대강자 녹희아(
㖨喜峨 : 높고 높은곳에 있으니 기쁠 것이 많다)가 세상의 패권을 움켜쥐고 있을 때쯤 세상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었으니 그것은 쌀국에서 불어오는 새로운 돌풍과  반 녹희아 연합이었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쥐고 있으려 하면 반드시 탈이나는 법. '피접본'이라는 교본으로 무술을 널리 설파했던 녹희아선생이 이제는 세상에 있는 모든 도장을 혁파하고 본격적인 독점체제로 가려고 하는 것이었다. '피접본'은 본시 검은 무전단의 착취로 세상이 어지러워 질 때 하늘에서 내린 것인지라 녹희아의 것이 아니었던 것. '피접본'을 언제 빼앗길지 모르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던 녹희아는 21세기의 화두를 '엔비수리본(円費受理本)'으로 잡고 전통 무술에 새로운 무술을 접목시켜 새로운 무술을 창조해냈다.

 그러나 올곧은 마음으로 무술을 만들지 않으면 그것은 살인병기가 되는 법. 이내 녹희아의 무술은 무술의 본 자리를 잃어버린 채 새로 접목시킨 엔비수리만 강화하는 이상한 형태가 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엔비수리본'을 거절하면 죽음 뿐. 전세계는 '엔비수리본' 무술로 뒤덮인 채 점점 암흑의 시대로 변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1. 어불에 관하여(魚不宮擒 : 어불궁금)



'헛~ 헛~'

 이곳 쌀국도 '엔비수리본' 교본 연습에 한창이다.
 녹희아 선생의 '엔비수리본'은 이곳 쌀국에도 전파되어 모도노라라는 당주에 의해 전파되고 있었다.
모도노라에게 수련을 받는 수련생 리지.
 여성의 몸에도 불구하고 수련생중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 제자이다. 그녀는 이미 3.5mm의 무기사용법과 저음역에서 고음역때까지의 모든 적의 소리를 간파 적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으며, 낙, 히밥, 알인비, 단스 등 섭렵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은 물론 '이굴라이저'라는 응용기술까지 습득하고 있었다. 그러나 항상 자신의 무술에 부족함을 느낀다.

'(피리부는소리) 휘~이이~ 휘~ 이이이~잉'

 왠지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소리다. 피리소리인지 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녀는 기묘한 소리에 속 깊은 곳까지 편안함을 느낀다. 무엇에 홀린듯 소리의 근원지인 사과나무 밑까지 그녀는 걸어간다.

수태부잡수(樹苔部雜水) 선생 : (불던 악기를 멈추더니 갑자기 노래를 한다) 인호베이션~ 인호베이션~

리지 : 선생님 잠시 실례를 하겠습니다.

수태부 잡수 : (무심한듯 다시 악기를 잡고 연주한다) 휙~휘이이이~ 휘~ 이이이~잉

리지 : (다시 감동을 받으며) 천상천하에 이런 아름다운 소리를 듣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입니다. 너무 아름다워서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선생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수태부잡수 : 나는 혼탁한 물(雜水)속의 수태(樹苔)를 다룰(部)줄 안다하여 수태부잡수 선생이라 세간사람들이 말한다.

리지 : 수선생님 당신이 연주한 피리는 도대체 어떤 물건이길래 이토록 아름다운 소리를 낸단 말입니까?

수태부잡수 : 내가 사과나무 아래에서 이 악기를 불어도 사방으로 통하고 세상의 변두리에서 이 악기를 불지언정 중심으로 퍼지니 이 악기를 '오가리나'라고 한다.

리지 : 선생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수태부잡수 : 허허 급하구나 급해. 허허허. (다시 악기를 잡아서 입에 가지고 갔다가 무슨 생각인지 악기를 떼고 노래를 부른다) 인호베이션~ 인호베이션~

리지 : 저는 비록 여성의 몸이오나 3.5mm 의 무기를 사용할 줄 알며, 소리로만 적을 제압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낙, 히밥, 알인비, 단스 등 천하제일의 무도를 모두 익히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누구시길래 저를 이토록 무시하신단 말입니까? 

수태부잡수 : 허허허

리지 : 선생님!

수태부잡수 : (다시 그녀를 무시하고 악기를 잡는다.)휙~휘휘후히~ 휘민휘휘휘ㅣ위히


 불쾌했던 마음이 어느새 평온해지지만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른다. 나를 이토록 무시하던 자가 그간 있었던가? 이런 허름한자가 대체 무엇이길래 이토록 나를 무안준단 말인가!
 부글부글 끓어 오르던 리지는 이내 참지 못하고 수태부잡수의 오가리나를 빼앗으려 손을 뻗는다. 그러나 손을 뻗는 순간 이미 수태부잡수 선생은 사라지고 없다. 그녀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다시 들려오는 악기소리에 사과나무 위를 쳐다본다.

수태부잡수 : 허허허. 네 성심은 사용하지 못하고 못된 흉기만 되었구나. 본디 그런자가 아니거늘 어찌 아직까지 어불(魚不)도 모른단 말이냐!

리지 : (수태부잡수의 신통한 재주에 놀라며) 당신이야 말로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마시오. 어찌 그런 잡기술로 천하제일무도를 모욕한단 말이오.

수태부잡수 : 허허허허. 어불궁금(魚不宮擒)이라. 물고기는 집안에서 잡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거늘. 너는 어찌 풀어만 놓으면 진국을 토해내는 액수토어(液水吐魚)는 모른체 사람을 해롭게 하는 물고기만 잡는 것이냐.

리지 : 좋소. 그렇다면 당신이 말하는 액수토어란 무엇이란 말이오. 내 당신의 말을 듣고 옳은 이치를 깨닫게 되면 그리하리다.




... 2부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