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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水磨兜本

[IT연재소설] 水磨兜本 - (4) 세월은 강처럼 흐르고




지한선생이 마을을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학당도 문을 닫았다. 수태와 변철도 발걸음을 달리하였다.

 

변철 : 수태야 흑전단의 위세가 날로 더해지니 이제 나도 세상에 나갈 참이다. 마산에 있는 국수공장을 정리하고 군량미와 갑옷을 제작하여 공급하는 사업을 하려한다. 수태 너도 같이해보는 것이 어떠하냐?

 

수태 : 형님, 저는 부친의 가업을 이어갈까 합니다. 아직 부친께서 완성하지 못한 도이수도리2도 완성해야하고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다시 픽살골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변철 : 그래. 스승께서 하셨던 말씀 잊지말거라. 한 뱃속에서 나와야만 형제가 아니라 같은 가르침을 받았다면 그것도 형제다. 어려운 일 있으면 꼭 나를 찾거라.

 

수태의 눈시울은 벌써 붉어져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린 수태가 학당에 들어오자 괄시하던 다른 동문들을 흠씬 패주었던 것이 변철아니던가. 그 이후로도 학당에서 수태는 변철을 친형님처럼 따르고 붙어 다녔었다. 이제 그런 그를 떠나면 수태는 또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까닭에 왠지 모를 두려움마저 수태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렇게 둘은 헤어지고 세월은 무수히 흘렀다. 세월이 흘러갈수록 이 둘의 격차는 극명하게 벌어졌다. 변철의 사업은 성공하고 그 공까지 인정받아 마산의 군수가 되었지만 수태는 여전히 도이수도리를 만들 뿐 큰 변화는 없었다.

 

한편 지한선생의 흑전단 토벌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쌀국 전역에 있는 흑전단을 토벌하고 이제는 애니골(哀禰)에 있는 마지막 흑전단만이 죽음을 각오하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그 사이에 지한선생의 위세도 실로 놀라울 만큼 대단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녹희아는 흑전단의 횡행에도 그 무공에 발전이 없었으나, 지한선생의 그것은 녹희아의 그것을 뛰어넘으면서도 백성들에게는 덕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그러니 매일 향락에 젖어있는 녹희아도 지한선생의 활약에는 긴장 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지한선생의 패전만을 바라는 졸장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어쨌거나 애니골의 전선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어쩌면 흑전단의 마지막 전투가 될지도 모르는 지라 흑전단 수장 비비(斐斐)는 오락가락하던 정신을 겨우 가다듬고 있었다. 애니골은 원래 평범한 마을이 아니었다. 첩첩산중에 위치한 애니골은 원래 마을이 아니라 석규라는 대지주의 농장이었다. 그러나 석규의 가솔들이 점점 늘어나고 화전민이 유입되면서 부락이 된 것이다. 예부터 애니골에는 대나무가 빼곡하였던지라 집들과 요새 또한 대나무로 만들어졌다.

 

지한선생 : 비비 어찌 그대는 세상의 물줄기를 어지럽히려 하는 것인가. 하늘이 두렵지도 않단 말인가?

비비 : 가소롭군요. 그것은 녹희아를 두고 하는 말일까나리아요?

지한선생 : 그대의 잘못을 녹희아에 핑계 삼지 말라. 백성들을 약탈하는 것이 어찌 합리화될 수 있다는 것인가?

 

이때 지한선생의 부대 호각소리가 들린다.

 

‘따르릉~ 따르르르릉~ 따르르릉~ 따르르릉~’

 

비비 :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지한선생 : 시끄럽다 이놈. 겨루자.

 

지한선생은 자신의 손에 쥔 쾌속공일일도(快速工一一刀)를 들고 비비에게 달려 나갔다. 지한선생이 젊은 시절부터 사용한 검이다. 길이는 큰 장정만 하지만 가볍기는 깃털만큼 가벼워 빠른 속도로 적을 제압하는 검이다. 비비도 자신의 무전도를 든다. 다른 검과는 다르게 검은색깔을 띄고 있다. 비비가 적을 죽이고 그 피를 닦지 않아서 검게 물들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그 사정이야 어찌되었건 검의 칼날은 여전히 날카롭다. 역시 무식하리만큼 큰 크기를 자랑하는 이 검은 어떤 검보다 튼튼하다. 속도와 강도의 대결인 것이다.

 

쾌속공일일도가 현란한 검무(劍舞)를 선보인다. 검은 보이지 않고 지한선생의 몸동작만 보인다. 병사들은 그저 ‘챙’하는 소리로 지한선생의 움직임을 파악할 뿐이다. 그러나 비비의 수비도 만만치 않다. 큰 검으로 동작은 최소화하고 검의 튼튼함으로 반동을 이겨내고 있다. 전혀 밀리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지한선생이 몸을 빙그르르 돌면서 자신의 움직임을 속인다. 그리고 심장부를 향해 가한 일격. 그러나 비비의 검은 두터웠다. 어느새 지한선생의 검을 막아 칼끼리 큰 불꽃을 일으키고 있었다. 몇 합을 겨뤘을까?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다시 지한선생의 부대에서 호각소리가 들린다.

 

‘따르릉~ 따르르르릉~ 딸딸딸딸!! 덜덜덜덜 따르르르릉~’

 

비비 : 하하하. 호각이 난리를 치는구려. 잠시 꺼두시라고 하질 않았습니까? 벌써 지치신겝니까?

지한선생 : 지친 것은 네놈이 아니더냐! 네놈의 몰골을 보거라 기름기가 잔뜩 낀 얼굴이 언제 그렇게 어두워진 것이냐.

비비 : 기름진 몸을 유지하려면 먹어야지요. 식사 좀 하고 봅시다.

지한선생 : 좋다 이놈아. 숨지나 말거라.

 

그렇게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갔다. 허기도 허기지만 상대방의 무공에 지칠 대로 지친지라. 지한선생은 정상적인 합으로 비비를 쓰러트리기는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소설이용팁

1. 수태부잡수 : http://search.daum.net/search?w=tot&t__nil_searchbox=btn&q=%BD%BA%C6%BC%BA%EA%C0%E2%BD%BA - 리드대학 중퇴 -> 리두학당 중퇴

2. 변철 :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10XX343306

3. 한시의 비밀 :

生父覽時水高(생부람시수고)

大學懶臥道(대학나와도)

中退霞綾揭(중퇴하능게)

要怎大勢野(요즘대세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대학나와도 중퇴하는게 요즘대세야...

4. 쾌속공공일도 : http://search.daum.net/search?nil_suggest=btn&nil_ch=&rtupcoll=&w=tot&m=&f=&lpp=&q=%C0%E1%BD%C3+%B2%A8%B5%CE%BC%C5%B5%B5+%C1%C1%BD%C0%B4%CF%B4%D9